Lazy Death, a Chain of Spasms (2024) 
느긋한 죽음, 계속되는 경련 

Large-scale Installation
Mixed media (Found objects, Grapes, Ticking light, Shadows) 
Dimensions variable

<느긋한 죽음, 계속되는 경련 Lazy Death, a Chain of Spasms>은 퍼포먼스에서 발표한 텍스트 중 [그 포도밭으로 To the Vineyard]와 [백색 빈민가 White Getto]를 토대로 구성한 공간 설치 작업이다. 밝고 반짝이는 사물들이 주를 이루는 이 작업에는 묶고 부풀려 조르는 질식과 매달리고 늘어진 목매닮의 이미지들이 곳곳에 감쳐줘있다. 너무도 멀쩡하지만 그 쓸모를 잃은 화려한 것은 과거의 즐거움이 끝났다는 절망을 강조한다. 글 [백색 빈민가] 에 등장하는 구절, “산 것은 다 죽어나가도 원래 싸구려 플라스틱은 거의 영원하대요”는 이 사물들의 의미없는 영원성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여전히 죽음을 겪어내며 멍들고 썩어가는 포도의 형상과 함께 쓰레기, 비닐, 오래된 메달 등의 공산품의 온전한 외관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는 죽음의 대척점에 놓인 영원성에 대한 작가의 양가적 감정을 대변한다. 그는 영원을 동경하지만 시간 속에서 영원은 죽음보다도 더 쓸쓸한 것이라고 말한다.

<느긋한 죽음, 계속되는 경련 Lazy Death, a Chain of Spasms>의 인공 조명은 태양의 빛을 흉내내며 똑딱똑딱 시침이 돌아가듯 움직인다. 변화하는 빛의 강도와 각도에 따라 작업의 형상도 쉼없이 탈바꿈된다.. 작가는 시간이야 말로 삶을 그리고 죽음을 상기시키는데 완벽한 장치라고 생각하며, 빛을 통해 시간을 드러내고 나아가 벗어날 수 없는 시간성의 지독한 존재감을 강화한다. 부러 강조된 빛은 시시각각 나타났다 소멸하는 그림자를 드러내고, 작가는 이를 통해 삶이 한창일 때 죽음도 짙어진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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